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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모른다고 넘어갈 수 없는 채권, 채권가격, 채권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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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권이 뭐지?

채권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 기업등이 필요한 자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채무증서이다. 개인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차용증'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은 삼성전자가 1993년 발행한 채권의 견본이다. 발행처, 만기, 표면이자, 액면가액등이 적혀있다. 그림에는 없지만 예전엔 채권아래 16개의 쿠폰이 달려 있었다. 그걸 분기 말에 하나씩 잘라서 삼성전자에 가져가면 이자를 주었다. 

 

이런 채권을 '이표채'(또는 쿠폰채)라고 한다. 물론 옛날 방식이다. 요즘 거래되는 채권은 주식처럼 모든 것이 전산으로 처리되고 이자도 계좌로 이체된다.

삼성전자주식 자료: 한국예탁결제원

채권이 무엇인지 좀더 확실히 알기 위해 차용증이나 주식 등과 비교해 보자. 

 

① 채권은 차용증과 달리 아무나 발행할 수 없고 발행주체가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특수법인, 주식회사 등 법률로 정해져 있다.

 

② 차용증은 제3자와 사고팔 수 없지만 채권은 증권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채권은 보통 수십억 원에서 수조 원까지 발행되지만 요즘은 증권회사 등에서 거액의 채권을 1만 원 등의 소액으로 쪼개어 팔기에 소매 채권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③ 채권은 발행기업이 망하지 않는 한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원금과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어서 주식보다 안전성이 높다.

 

④ 주식은 내가 가진 지분만큼 경영에 참여할 권리가 있으며 주주총회 등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 기업에 돈을 빌려준 것으로 경영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⑤ 주식은 기업의 이익에 따라 배당을 받을 수 있으나 채권은 기업이 수조원의 이익을 올리더라도 원금과 이자만 받을 수 있다. 

2. 채권 수익률은 주가처럼 매일 변한다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수시로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으므로 수익을 얻는 방법이 두 가지이다. 하나는 채권의 액면에 적힌 표면이자로 이것은 만기까지 변하지 않는다. 

 

또 하나는 채권 매매에 따른 매매차익이다. '채권금리'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예금금리의 금리와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채권금리는 채권의 유통 수익률, 즉 원래 정해진 표면이자와 매일 바뀌는 채권가격에 따른 매매차익을 더한 것이다.

 

철수가 하이닉스 회사채(만기2년, 표면이자 8%, 6개월마다 이자 지급)에 1,000만 원을 투자했는데 1년 후 급하게 팔려고 한다. 그동안 회사채 금리가 내려서 표면이자가 5%로 발행되고 있다고 해보자. 그래서 표면이자가 8%인 철수의 하이닉스 채권은 인기가 높아서 채권가격이 올라 1,030만 원에 팔았다. 

 

 철수가 얻은 수익을 정리해 보자. 철수는 1년간 표면이자 8%를 받았고 1년 후 1,000만원 채권을 1,030만 원에 팔아서 3%의 매매차익을 얻었으므로 표면이자와 매매차익을 합한 최종 수익률은 11%이다. 

 

채권거래에 따른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금융자산이 많은 부자들은 채권투자를 많이 하는데 4,000만원 이상의 금융소득에 최고 35%까지 붙는 금융종합소득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은 표면이자는 고정되어 있지만 매매가격이 매일 바뀌므로 채권 수익률(채권금리)은 주가처럼 매일 변한다.

 

3. 채권가격과 채권금리는 어떻게 움직이나

"경제기사에 보면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채권금리가 급등했으며' 어쩌고 하는데 당최 이해가 안돼."

"복잡한 것 같지만 단순화해서 보면 채권도 결국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과 금리가 결정돼."

 

채권도 기본적으로는 배추, 아파트, 주식처럼 수요/공급에 영향을 받는다. 매우 중요한 것이니 꼭 기억하자.

 

① 배추 수요가 많아지면 배추 가격이 오른다. 마찬가지로 채권을 살 사람(수요)이 늘어나면 채권가격이 오른다. 그런데 채권 수요가 늘어나면 채권 발행자는 굳이 채권금리를 높게 줄 필요가 없다. 채권금리가 낮아도 살 사람은 얼마든지 있으므로 채권금리는 내린다.

 

배추 수요가 줄어들면 배추 가격이 내린다. 마찬가지로 채권 수요가 줄어들면 채권가격이 내린다. 그런데 채권 수요가 줄어드니 금리라도 높아야 그나마 팔리므로 채권금리는 오른다.

 

 채권 수요가 늘면 - 채권가격이 오른다 - 채권금리는 내린다

 채권 수요가 줄면 - 채권가격이 내린다 - 채권금리는 오른다

 

즉 채권의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채권가격이 오르면 채권금리는 내리고 채권가격이 내리면 채권금리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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